재미를 찾아서...

2024. 7. 1. 23:35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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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흥미: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우리는 살면서 항상 '재미'를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영화를 보거나 드라마를 보거나, 소설이나 만화 등 많은 매체를 접할 때 재미를 찾고, 친구와 만났을 때 '재미있는'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심지어 노동을 할 때도 재미를 찾습니다. 이렇게 평생을 '재미'를 찾기 위해 살아가지만, 우리는 정작 '재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재미와 흥미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그 단어를 적절하게 사용하는지 한 번도 의식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이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1. 재미란 무엇인가?

재미는 상당히 주관적이라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행위'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영화를 보거나, 등산을 하거나, 독서, 음악 감상 등등의 행위를 통해 느껴지는 감동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영화가 재미있거나, 모든 독서와 음악 감상이 재미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지루한 영화도 있고, 이해하기 어려운 책도 있으며, 듣기 싫은 음악도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행위(독서, 영화나 음악 감상, 등산 등)를 할 때 평소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색다름'과 '성취감'을 얻고, 다시 그 행위를 했을 때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재미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재미의 3요소가 '색다름', '성취감', '기대감'이라고 생각합니다.


2. 흥미란 무엇인가?

앞서 '재미'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이번에는 '흥미'라는 것을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우리는 보통 재미와 흥미를 구분 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단어의 교집합 부분이 상당히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엄밀히 따지면 명확히 구분되는 점이 있습니다. 재미가 내 '경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흥미는 내가 가지는 '관심'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요즘 유튜브 클립을 보면 "OO 시점으로 보는 영화 OO" 같은 영상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영화는 주인공이 있고, 그 주인공과 대적하는 빌런, 그리고 영화 이야기를 풍성하게 해주는 조연들이 있습니다. 영화는 보통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유튜브 클립들은 주인공의 시점보다 빌런이나 다른 조연들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그래서 이미 봤던 영화라도 다른 인물의 시점에서 보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이미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다시 보게 됩니다.

이처럼 '흥미'는 똑같은 영화를 다른 관점에서 보는 '흥미'를 줌으로써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좋은 소재입니다.


3. 재미있는 게임은 무엇인가?

재미와 흥미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게임 디자이너로서 '재미있는 게임'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요즘 국내 게임산업의 60%는 모바일 시장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예전에 비해 PC 게임의 비중이 많이 떨어졌고, 사람들이 쉽고 빠르고 간단한 게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유저의 '취향'이므로 재미와는 상관이 없으니 넘어가겠습니다. 그럼 재미있는 게임은 무엇일까요?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1위부터 5위까지의 기록을 보면 '리니지' 시리즈가 전부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 게임이 재미있냐고 직접 플레이하는 유저들에게 물어본다면 대부분의 대답은 "재미있어서 하나? 어쩔 수 없이 하지." 라고 합니다. 과연 이들은 게임을 하는 것일까요, 노동을 하는 것일까요? 왜 자기 돈과 시간을 버려가면서 그런 게임을 하고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지금은 많이 퇴색했지만 'World of Warcraft(이하 와우)'라는 게임이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게임이 처음 오픈베타 서비스를 할 때부터 지금까지 무려 18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니 정말 '와저씨' 또는 '와라버지'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겠습니다. 필자가 이 게임을 재미있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위에서 얘기한 재미의 3요소를 충족했기 때문입니다.

처음 와우라는 게임이 나왔을 때 정말 센세이션을 느꼈습니다. 장엄하게 펼쳐진 필드에서 악에 물든 세상을 치유하는 한 사람의 영웅이 되어가는 모습에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색다름'을 경험했고, 어려운 퀘스트를 혼자 또는 파티를 맺어서 클리어했을 때 엄청난 '성취감'을 느꼈으며, 다음 지역에서 이와 같은 경험을 선사해 주리라는 '기대감'에 나의 20대 후반과 30대를 푹 빠지게 만든 게임이었습니다. 이 게임은 '만렙'이라는 개념이 있어서 만렙을 이루면 게임의 끝을 본 것이 아닌 그때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궁무진한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어 게임을 쉽게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게임을 하다가 질리면 다른 종족, 다른 직업으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어서 기존 직업에서 느껴보지 못한 다양한 관심거리들을 끊임없이 제공하며 유저들을 즐겁게 합니다.

리니지와 와우 두 게임의 역사는 거의 비슷하고 MMORPG라는 장르도 비슷하지만, 한 쪽은 게임사가 즐겁고 한 쪽은 유저가 즐겁습니다. 그럼 게임 디자이너로서 나는 어떤 게임을 만들어야 할까요?


결론

우리는 살면서 '재미'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재미는 단순히 시간 때우기나 순간의 즐거움이 아니라, 우리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재미와 흥미를 구분하고, 이를 통해 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재미와 흥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랍니다. 재미를 통해 얻는 만족감과 흥미를 통해 얻는 새로운 경험이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앞으로도 재미있는 일들을 찾고, 흥미로운 경험을 통해 삶의 질을 높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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